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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의 공동체 인프라를 통한
‘우리’가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
글. 김정인(주생활연구소)
우리의 주거정책, 취약계층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향해 있다
2015년 주거기본법이 제정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거정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물리적으로 주택의 양적 공급을 확대하는 것에서 주거복지의 향상으로 변화된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주거복지는 최저 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지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주거안정을 실현하고 주거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신혼부부, 청년층, 지원대상 아동 등을 주거지원이 필요한 계층으로 보고 맞춤형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주거지원이 필요한 계층의 지원을 위해 주요하게 추진하는 주거복지 사업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다. 주거비 부담능력별,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국민의 주거권을 확보한다는 주거기본법의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본다.
입주자 거주만족도 높으나 여전히 남아 있는 막연한 편견들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를 대상으로 거주만족도를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주택 내부 여건, 부대 복리시설, 주거 외부 환경, 주민공동체 전반에서 높은 비율로 만족하고 있다는 결과를 접할 수 있다.1)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견뎌야 할 편견이나 소외감에 관한 내용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주변의 집값 하락 우려, 지역사회 발전 저해, 자녀 교육환경 저해 등 공공임대주택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키워드들은 여럿 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막연한 인식에 불과하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우리
우리나라 도시를 형성하는 주요 주택 형태가 공동주택인 것을 고려하면, 공동주택 단지의 이웃을 제외하고 도시 생활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공동주택 단지의 이웃에는 물론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웃도 포함되어 있다.
“아파트 화재 불길 속에서 이웃집 문을 두드려 대피를 도운 주민이 있습니다.”
공동주택 단지 내에서 이웃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기사가 인상 깊게 남아 있다. 화재현장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이웃이 추락하는 순간에 주민들이 힘을 모아 이불로 받아낸 경우가 있었고, 화재 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대피를 도와준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주택 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공동주택 단지 내에서 생활상의 갈등이 만연하고 있고, 증가하는 1인 가구는 고독사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공동체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지의 경우는 이웃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게 되어 위험이나 갈등요소를 줄이는 계기가 된다.
국민 모두를 위한 공동체활성화 활동의 초석, 공공임대주택
주거기본법의 제정과 더불어 공동주택관리법에서 공동체생활의 활성화가 강조되면서 공동주택 형태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에서는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동체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가능한 주민공동시설의 공급, 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지원, 임대주택 표준규약 개정을 통한 공동체활성화 재원확보의 근거 마련, 주거복지 전문인력의 육성과 지원 등은 모두 공동체활성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공동체활성화에 대한 지원 외에도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에 지역사회 주민에게도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을 함께 건설하기도 한다.
이렇듯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주거복지서비스, 공동체활성화 활동은 지역주민에게도 열려 있다. 즉, 국민 모두를 위한 주거복지서비스의 추진, 공동체 활동인 셈이다. 일례로 광주의 한 공공임대주택의 관리사무소장이 단지 내에서 주민화합 행사를 시행해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앞으로도 지역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주민이 공공임대주택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거복지서비스나 공동체 활동이 필수적인 조건임을 생각하면 지역의 주거복지서비스, 공동체 활동을 위해 기꺼이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이웃으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1) 서울시의회(2018), 공적임대주택 인지도 및 주거만족도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