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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형 사무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진화하다- 글. 편집실
- 국내에 본격적으로 공유 사무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의 일이다. 미국의 글로벌 공유 사무실 플랫폼 ‘위워크(Wework)’가 국내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후죽순처럼 공유 사무실이 문을 열었다. 스타트업 붐과 시기가 맞물리며 큰 성장세를 보였고, 팬데믹을 통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팬데믹이 바꾼 사무실 풍경
공유 사무실은 플랫폼이 공간과 관리 서비스, 컨시어지 등을 제공하고 서비스 이용자들은 공간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통적인 사무 공간의 형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 만나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스타트업과 같은 소규모 법인에게는 도심지에서 고정 비용은 절감하면서 인프라는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대안으로 선택받았다.
2020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공유 사무실 트렌드를 또 한 번 뒤흔들어 놓았다.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공유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면에는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강남으로, 내일은 광화문으로
첫 번째는 재택 근무 전환으로 사무실 출퇴근이 필요 없어진 직장인들이 갈 곳을 찾아 헤매다 공유 사무실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재택 근무 시행에도 집에 다른 가족이 있어 업무에 대한 집중이 어렵거나 업무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기존의 공유 사무실은 주로 2인 이상의 이용자에게만 열린 공간이었다. 그러나 갈 곳 없어진 직장인들을 위해 1인을 위한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공유 사무실 플랫폼 ‘위워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위워크 지점을 사용할 수 있는 구독권을 출시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위워크 지점의 1인용 좌석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고 위워크에서 제공하는 인프라도 모두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 프리랜서에게도 매력적인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만의 초소형 사무실
두 번째는 아예 1인 이용자를 위한 공유 사무실 서비스의 등장이다. 국내 기업인 ‘집무실’은 ‘집 근처 사무실’을 축약한 위트있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공유 사무실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간은 다양한 자세로 일하고 사유할 때 자신의 100%를 발휘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이 서비스는 특정 지점의 특정 좌석을 지정해 월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전 지점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회원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슬로건에서 드러나듯 서서 일하거나 눕듯이 앉아서 일하거나 동굴처럼 아늑한 공간에서 일하는 등 이용자가 편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공유 사무실에서도 조금 더 ‘나’를 위한 환경을 원하는 이들이 주로 이 공간을 찾고 있다고.
기업도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점부터 ‘거점형 사무실 제도’를 시작했다. 출근 시간이 되면 한 공간에 모여 일하고 다시 돌아가는 전통적인 방식을 모두 탈피하고 직원들이 집과 가까운 곳 혹은 원하는 곳에 위치한 거점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 SKT 등 여러 대기업들도 이러한 거점형 사무실 제도 운영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데믹은 인류의 삶을 여러 면에서 바꾸어 놓았다. ‘출근’이라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팬데믹을 지나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