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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갈피’를
만드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강은혜 대표에게는 ‘책방 주인’이라는 오랜 꿈이 있었다.
우연히 보게 된 희망상가 모집 공고는 그의 오랜 꿈을 이루는 첫 번째 갈피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탄생한 ‘갈피책방’을 찾았다.

글. 이가연 사진. 정준택
운명처럼 만난 기회를 잡다

칸칸이 자리잡은 작은 가게들 사이로 ‘여기가 책방이구나!’ 싶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에 바로 ‘갈피책방’이 있다. 책방지기 강은혜 대표는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년이 넘는 기간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만난 희망상가는 운명 같았다.
“책방 뒤편에 ‘다원 이음터’라는 화성시 공공도서관이 있어요. 도서관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사 중이던 상가의 가림막이 치워져 있는 걸 보고 LH 청약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희망상가 모집 공고를 확인했어요. 접수 마감일이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서둘러 서류 접수를 했고 면접을 거쳐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곳에 오랜 꿈이었던 책방을 열기로 결심하고 준비하면서 강은혜 대표는 내심 불안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시기,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괜찮을까? “올해 4월 1일 영업을 시작했어요.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기 전이어서 걱정이 컸어요. 임대료가 절감되다 보니 그 비용을 인테리어나 자재 구입 등에 사용할 수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죠.”

주민들과 정을 나누는 사랑방처럼

처음 자영업에 도전하는 강은혜 대표에게 LH의 지원은 일당백의 응원이었다. 책방이라는 공간 특성상 공간의 분위기는 주요한 영업 전략이 된다. 갈피책방은 그리 넓지 않은 규모에도 곳곳에 정성이 묻어 있다. 신경 써서 고른 가구와 집기가 분위기를 더한다. 책방에 들어오는 도서도 모두 강은혜 대표의 꼼꼼한 시선을 거친다.
“동네 책방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시의성 있는 주제의 도서들을 전면 배치하기도 하고, 어린이 손님들을 위한 그림책은 눈높이에 맞춰 아래쪽 서가에 두었어요. 독립출판물이나 중고 서적 코너도 있고요.”
갈피책방의 서가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책들을 접할 수 있다. 책을 직접 고른 이의 추천사가 적혀있기도 하고 함께 읽어볼 만한 책은 가까이에 비치되는 등 섬세한 북 큐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기억에 남는 고객이 몇 분 있어요. 주문한 도서를 찾으러 오셨을 때 계좌이체를 해주신 분인데요. 가까운 곳에 책방이 생겨 기쁘시다며 스치듯 이름 한 번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말씀을 전해주셨어요. 그날 그 장면이 제게 큰 여운으로 남아 있답니다.”
책방의 가구가 마음에 든다며 비슷한 것을 구하고 싶다는 어르신께는 직접 발품 팔아 중고 물품을 구해드리기도 하고, 소화가 잘 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 개발에도 고민이 깊은 그의 하루는 매일 바쁘게 흘러간다.
“갈피책방은 카페와 책방이 가장 큰 정체성이지만 독서 모임이나 저자 강연을 진행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영역도 키워가고 싶어요. 지역 주민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랑방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제가 받은 도움만큼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경험을 나눠드리는 선순환의 매개가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네요.”

갈피책방
경기 화성시 동탄영천로 108-10,
동탄2 LH2단지 상가 1동 1층 8호

LH 희망상가는
청년, 경력단절 여성, 영세 소상공인, 예비 사회적 기업의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조건으로 창업 공간을 지원하는 제도다. 공급 대상에 따라 공공 지원형Ⅰ/공공지원형Ⅱ/일반형Ⅲ으로 나뉜다. 임대료 지원 비율은 시세의 50% 혹은 80%이며 일반형은 일반경쟁입찰 낙찰 가격으로 결정된다. 임대차 계약 기간은 2년 단위로 최대 10년까지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LH 청약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