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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DEAL
기획특집 2

1호 국가유공자 특화 주택 ‘보훈보금자리 강동’ 입주자
- 독립유공자 유족 최치국 님

무주택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이 저렴한 임대 조건에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특화 주택이 마련되어 지난 7월 14일 입주식을 진행했다. 최치국 님은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을 받은 김석근 님의 외손자로 최근 ‘보훈보금자리 강동’의 입주자가 되었다. 글. 이가연 사진. 정준택 자료 사진. LH
뜻밖의 연락

최치국 님 가족은 지난 2018년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외조부의 생전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독립유공자 유족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외조부 김영철 님은 1919년 3월 12일, 경북 의성에서 마을 청년들과 함께 태극기를 만들어 다음날 시장에서 열린 만세 시위에 참여 했다. 3월 13일, 김영철 님은 태극기를 들고 40~50여 명의 군중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며 독립만세를 외쳤다. 만세 함성이 울리자 사람이 점점 늘어나 100여 명에 이르렀다. 늦은 밤까지 시장을 돌며 만세를 부르던 이들은 김영철 님이 체포되자 해산하였다. 당시 비안면 만세 시위는 재판에 회부된 사람만 148명에 달할 만큼 격렬했다고 전해지는데, 김영철 님도 10개월의 옥고를 치른 다음 석방되었다고.
최치국 님을 비롯한 가족들은 외조부가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로 그럴 것이 독립운동에 참여하면서 ‘김석근’ 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역사적 기록에는 모두 ‘독립운동가 김석근’으로 작성되어 있어 2007년 건국 포장을 수여받을 때도 가족들은 알지 못한 상태였다.
“외조부께서는 석방 후에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이름을 알리지 않으셨어요. 어머니의 남자 형제들은 모두 징용에 끌려갔고 어머니는 서울로 이주했습니다. 징용에 끌려간 삼촌들은 돌아오지 못했고 어머니도 돌아가신 후에야 외조부님의 독립운동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 보훈보금자리 강동 외관
  • 보훈보금자리 강동 입주식
  • 독립유공자의 집에 설치된
    국가보훈처의 명패
  • 보훈보금자리 강동 내부
‘보훈보금자리 강동’의 입주자가 되다

2018년 대구보훈처로부터 외조부의 독립운동 사실을 알게 된 최치국 님 가족은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어머니가 생전에 이 사실을 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늦게라도 외조부의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고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었다.
“우리 후손들이 끝까지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외조부 님처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있기에 지금 우리나라가 있는 것이니까요. 저도, 우리 형제들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최치국 님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LH와 국가보훈처가 마련하는 주택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보훈보금자리 강동’은 1호 국가유공자·유족 특화 주택으로, 무주택 국가유공자와 유족 분들의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 주택은 6층, 18세대 규모의 신축 다세대 주택으로 그간 쪽방이나 원룸 등에서 어렵게 생활했던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 조금 더 나은 보금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신청 후 입주 자격 검증 등을 거쳐 올해 7월 입주식을 진행했다. 이곳의 임대 가격은 주변 시세의 30% 수준으로, 자격 요건을 유지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경북 의성 비안면 3·1운동 만세 시위가 진행됐던 곳의 현재 모습

더 많은 이들의 빛이 되어 주기를

최치국 님은 평생을 동양화가로 살았다. 최근 몇 년간은 건강이 좋지 않아 작품 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작은 원룸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처음에는 예비 입주자로 선정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18세대 중 마지막으로 입주할 수 있게 되었다.
“원룸 방 한 칸에서 지내면서 참 고된 시간을 보냈어요. LH와 국가보훈처에서 이렇게 좋은 제도를 만든 덕분에 깨끗하고 안전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집은 물론이고 주변에 운동할 만한 공원도 있고 대중교통도 편리해서 아주 만족합니다. 주로 노인들이 거주하는 만큼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고요.”
최치국 님의 이웃은 모두 국가유공자와 그 후손들이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월남전 참전 용사 등 우리 역사의 산 증인들이 모두 ‘보훈보금자리 강동’에서 정겨운 이웃으로 만났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거·보훈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우리 형제가 저 포함 6남매예요. 저만 이런 혜택을 받게 되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보훈보금자리 주택이 2호, 3호도 생겨서 더 많은 국가유공자와 유족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생활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LH와 국가보훈처 관계자 분들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빛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곳에서 건강을 더 회복하고 그림도 다시 그릴 수 있기를 바라요.”
LH는 국가보훈처와 함께 앞으로도 무주택 보훈 가족 대상 맞춤형 주거 지원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2, 제3의 국가유공자 특화 주택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철(김석근) 님의 국가유공자 증서
  • 독립운동가 김석근 님의 체포 당시 모습
  • 독립유공자 유족 최치국 님
LH의 국가유공자·유족 우선 배정 제도
  • LH는 임대주택 공급 물량의 2~10% 범위 내에서 국가유공자를 우선 배정해 공급하고 있다. 영구임대·국민임대·매입임대·전세임대의 입주 자격은 아래와 같다.
  •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유공자 또는 그 유족
  •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훈보상대상자 또는 그 유족(매입, 전세임대는 제외)
  •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5·18민주유공자 또는 그 유족
  • 「특수임무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특수임무유공자 또는 그 유족
  • 「참전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른 참전유공자